교단일기

블로그(교단 일기)를 시작하다.

게을로T 2023. 8. 25. 21:09


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찾아오고 있고, 교직 생활을 시작한지도 거의 15년이 되어간다. 늘 북적이는 학교 속에서 꽤 행복하게 생활했었는데 요즘 뭔가 살짝 망가진 것을 느낀다. 부품 하나가 빠져버린 느낌은 아니고 겉으로는 잘 작동하지만 작은 부품들이 천천히 녹슬어가는 느낌..




가정과 학교가 꽤 잘 분리되었고 방학 때는 오히려 학교에서 아이들과 놀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는데, 요새는 출근길에 학교 가기 싫다는 말도 종종 내뱉는다. '내가 왜 이러지'. '학교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볼까?..' 라는 생각도 하지만 감정적인 생각일 뿐 구체적으로 다른 일은 생각해본 적은 없다.

 

특별한 재주도 없는 사람이 이제 와서 새로운 업을 갖겠다니..  더구나 나는 게으르고, 그럴 용기가 없는 사람이란걸 스스로 잘 알고 있다. 그렇다면 아직도 한참이나 남은 나의 교직 생활을, 이렇게 무기력한 기분으로 이어가야하는가... 그건 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정말 못할 짓이다.




그래서 몇 번의 고민 끝에 블로그를 시작해보기로 했다. 마치 솔비가 그림을 그리며 우울증 치료를 했던 것 처럼, 나도 학교에서의 감정들을 글로 기록하다보면 새로운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감과 함께.. 그렇게 첫 포스팅을 기록한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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라고 티스토리에서 블로그를 거창하게 시작했지만, 게으름을 이기지 못하고 몇 개의 포스팅에 그치고 말았다.. 몇 개월이 지난 다행히 지금은 그때보다는 많이 나아졌다. 이직이나 휴직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어느 정도 생각의 정리가 된 이 시점에서 다시 블로그를 시작해볼까 한다. 아무래도 혼자 하는 것보다는 같이 하는게 나으니까 :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