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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음 소희 우리 학교는 마이스터고등학교이다. 대학 진학보다는 전문 기능인을 양성을 목표로 전공과 실무 위주의 교육을 한다. 이 곳에서 나는 비주류 of 비주류 과목의 교사로 존재하고 있다. 처음에는 비주류 교과목 담당 교사로서의 삶이 마뜩치 않았고, 역사 수업에 대한 갈증이 있어 학교를 떠나고자 했으나 역시나 게으름 - 행동력 제로의 인간이라 생각에 그쳤다...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에 감사하고 있다. 아주 예쁜 우리 학교 학생들은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아도 수업을 잘 듣고 있고, 모의고사의 압박에서 벗어나 있기에 하고 싶은 수업을 여유있게 하는 편이다. 역사 전공자의 자부심으로 통합 사회를 가르치는 것도 매우 싫었으나 지금은 통합 사회를 가르치는게 훨씬 좋다...! (역포자가 늘어나고 있다...
박수칠 때 떠나고 싶은 마음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.... 고등학교 때 배웠던 기억이 난다. 그때도 꽤 공감과 울림이 있었고, 지금은 더 유효하다.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'최강야구'가 가끔 뜬다. 이대호 선수가 4연타석 홈런을 쳤다는 썸네일에 끌려 우연히 봤는데, 역시 굉장했다. 정상급 선수로서의 폼을 유지한 채 은퇴했던 기억이 있고, 글을 쓰다 기록을 찾아보니 은퇴 시즌에 타율 4위, 타자 4위, 홈런 5위, 타점 4위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더라. 은퇴하긴 아깝다는 의견이 90% 이상이었지만, 선수는 과감히 은퇴를 결정했다. 박수칠 때 떠나고 싶다는 자신의 말을 정말 지킨 것이다. 미래에 대한 구체적 계획없이, 하다보면 잘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39년 쯤 잘 살았는데, 요즘엔 부쩍 ..
블로그(교단 일기)를 시작하다.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찾아오고 있고, 교직 생활을 시작한지도 거의 15년이 되어간다. 늘 북적이는 학교 속에서 꽤 행복하게 생활했었는데 요즘 뭔가 살짝 망가진 것을 느낀다. 부품 하나가 빠져버린 느낌은 아니고 겉으로는 잘 작동하지만 작은 부품들이 천천히 녹슬어가는 느낌.. 가정과 학교가 꽤 잘 분리되었고 방학 때는 오히려 학교에서 아이들과 놀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는데, 요새는 출근길에 학교 가기 싫다는 말도 종종 내뱉는다. '내가 왜 이러지'. '학교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볼까?..' 라는 생각도 하지만 감정적인 생각일 뿐 구체적으로 다른 일은 생각해본 적은 없다. 특별한 재주도 없는 사람이 이제 와서 새로운 업을 갖겠다니.. 더구나 나는 게으르고, 그럴 용기가 없는 사람이란걸 스스로 잘 알고 있..